케노시스 독후감 - 차은경 [디사이플 화요 저녁반 장정하 포이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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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492회 작성일 26-03-30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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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그냥 마음을 비워야지”라고 말하지만, 그 말 속에는 종종 현실의 어려움을 견디기 힘들어 포기하거나 체념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그러나 케노시스 책에서 말하는 자기비움은 그런 소극적이고 이기적인 포기가 아니라, 나를 철저히 내려놓고 그 자리를 성령님께 내어드리는 적극적인 믿음의 선택이다. 내가 중심이 되어 무엇을 이루려 하기보다, 하나님이 내 안에서 일하시도록 자리를 비워드리는 것이다. 이러한 비움은 더 큰 뜻에 순종하는 과정이며, 그 안에서 하나님은 나를 통해 일하시고 공동체와 교회를 함께 세워가신다. 결국 자기비움은 나를 채우기 위해 애쓰던 욕심에서 벗어나게 하고, 그로 인해 생기던 불안 대신 참된 자유와 기쁨을 경험하게 한다는 점에서, 단순한 포기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믿음을 기반으로 한 관점의 변화인 것 같다.
자아실현과 지식, 재산의 축적, 그리고 커리어 성장을 중시하는 실리콘밸리에서 오래 살아오며, 나는 점점 세상이 요구하는 기준에 나 자신을 맞추는 데 익숙해졌던 것 같다. 그 과정 속에서 내 영과 마음에는 성령님을 모실 공간이 점점 사라지고 있었고, 이유를 알 수 없는 불안함만 계속해서 밀려왔다. 나는 그때마다 하나님께 자유함과 평안을 달라고 기도했지만, 돌이켜보면 그것은 실천 없는, 나의 편의를 위한 기도에 가까웠다. 내가 원했던 자유함은 하나님 자체가 아니라, 불안을 없애기 위한 수단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 깨닫게 된 것은, 진정한 평안은 목표가 아니라 ‘비움의 결과’라는 사실이다. 적극적인 순종과 내려놓음을 통해 내 안을 비울 때, 비로소 성령님이 그 자리를 채우시고, 그때 나는 하나님 중심의 삶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채워진 삶은 더 이상 나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공동체를 향하게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또한 케노시스를 몸소 실천한 인물들의 삶은 이 개념을 더욱 구체적으로 이해하게 해주었다. 예수님, 바울, 디모데, 그리고 요나단은 각기 다른 자리에서 서로 다른 것을 내려놓았지만, 그 본질은 동일했다. 예수님은 가장 낮은 모습으로 이 땅에 오셔서 십자가 앞에까지 순종하셨고, 바울은 누릴 수 있었던 부와 명예를 내려놓고 오직 복음을 위해 살아갔다. 디모데는 자신을 드러내기보다 바울을 돕는 자리에서 충성했으며, 요나단은 왕위를 이을 수 있는 위치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뜻을 따라 다윗을 세우는 데 헌신했다. 이들의 삶은 단순히 무언가를 포기한 것이 아니라, 자신을 내려놓음으로써 하나님 중심의 삶을 선택한 것이었다. 그렇기에 케노시스는 결코 쉬운 선택이 아니다. 오히려 가장 어려운 길이지만, 동시에 하나님이 일하시는 삶으로 나아가는 유일한 길임을 이 책을 통해 깊이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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