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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사이플 15기 목요일 저녁반 케노시스 독후감 - 이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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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상승
조회 611회 작성일 26-01-21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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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쾌하다’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던 책입니다.


케노시스, 자기 비움. 처음에는 이 말이 단순히 나를 내려놓는 태도를 말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자기 비움은 비우는 것으로 끝나는 개념이 아니라, 하나님의 것으로 채워지기 위해 자리를 내어드리는 일. 만약 비움 자체가 목적이라면 불교의 가르침과 크게 다르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케노시스는 결국 무엇으로(하나님의 것) 채워질 것인가를 전제한 비움이라는 점이 와닿습니다.


고성준 목사님은 빌립보서 2장 5–9절을 중심으로 성도의 자세를 중 첫번째를 권면이라 말씀하십니다. 제게 다가왔던 건, 그 권면은 누군가를 설득하거나 바로잡으려는 말이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이 먼저 낮아지신 사건에서 시작된다는 점이 전해졌는데; 책에서 말하듯, "성경의 복된 지혜는, 듣는 사람이 들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누릴 수 없는 복이다". 권면이 복된 지혜로 들려 오는 것도 그 때는 역시 하나님의 시간은 아닐지.  공동체 생활에 중요하며, 또 민감할 수 있는 이 권면은 끊임없이 하나님의 지혜를 물어야하는 영역인 것같습니다. 공동체 속, 항상 듣기가 준비가 된 가장 적절한 시간 속 권면이 있길 기도합니다.


디사이플 반을 시작하기 전, 저는 초신자의 길이지만, 맡은 사역을 꾸준히 감당하고 있었고 예배와 기도의 자리에도 있었습니다. 겉으로 보면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정작 하나님 앞에 머무는 태도는 놓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어느 날 담당 목사님과 우연히 나눈 짧은 대화가 계기가 되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그 대화의 내용 자체보다도 나를 향한 권면의 마음, 그리고 판단하기보다 기다려 주는 태도를 하나님께서 깨닫게 하신 순간이 아니었나 생각이 듭니다. 그날 바로 디사이플 반을 등록하게 된 것도, 무언가를 결심해서라기보다는, 책에서도 얘기하는 이런 성도의 자세를 깨달음으로 주시려 했구나 하고 생각하게되네요.

그 자리에서 느껴진 것은 누군가를 설득하려는 말이 아니라, 성령 안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교제와 긍휼, 그리고 설명하기 어려운 조용한 확신이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권면이란 결국 사람의 의지로 만들어내는 말이 아니라, 이미 낮아지신 그리스도의 마음을 함께 바라보게 하는 방식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이 책은 자아가 부인되지 않은 크리스찬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신앙 안에 있으면서도 여전히 자신을 높이며 살아가는 모습은 어느 한 시점에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 (평생) 붙들고 가야 할 숙제처럼 느껴졌습니다. 책의 표현 그대로 ‘종의 형체를 본다’는 것은 머리로 이해해서 되는 일이 아니라는 점도 다시 느꼈습니다. 이해하려고 애쓴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 결국 하나님의 은혜가 필요한 자리로 돌아오게 됩니다. 불쌍히 여겨주시고 도와주시지 않으면, 나는 여전히 나를 내려놓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기도가 필요함을 절실히 느낍니다.

암송 구절로 익숙한 마태복음 16장 24–25절 말씀도 자연스럽게 겹쳐졌습니다.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따르라는 말씀, 목숨을 붙잡으려 하면 잃고 주를 위해 내려놓을 때 찾게 된다는 말씀은 여전히 쉽지 않지만 피할 수 없는 부르심처럼 다가왔습니다.

비움 그 자체에 집중하기보다, 비워진 자리에 무엇으로 채워질 것인가를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이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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