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이멘 화요일 저녁반 간증 - 정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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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04회 작성일 26-05-14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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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이멘 간증문
2025년 9월 14일, 그 어느 때보다 공기가 엄숙하고 긴장감으로 가득했던 첫 포이멘 제자반 훈련 모임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납니다. 20여 명이 함께했던, 제 인생에서 가장 큰 규모의 제자훈련. 마치 새누리교회의 영적 군사들이 한자리에 모인 듯한 그 모임 속에서, 권위 있고 엄격해 보이셨던 손경일 목사님과 함께한 첫 시간의 분위기는 시작부터 이전의 제자훈련과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첫 수업부터 끝까지 쉬지 않고 열정적으로 강의하시는 목사님의 모습은 마치 정말 신학교에 입학한 것 같은 느낌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아직 모든 것을 이해하기엔 부족했던 저에게는 “내가 이 과정을 끝까지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무게감이 크게 다가왔습니다. 머리로는 처음 접하는 수많은 헬라어와 고대 지리, 마치 새로운 외국어를 배우는 듯한 낯선 배움들…. 그리고 거침없이 대답하시는 형제자매님들의 깊은 지식 수준을 보며, 감히 제가 이 자리에 어울릴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 주 한 주 시간이 흐르며 저의 염려는 눈 녹듯 사라졌습니다. 서로 다른 색깔들이 모여 더 아름다운 빛을 내듯, 부족한 저를 있는 그대로 품어주시고 함께 걸어가 주신 목사님들과 포이멘님, 그리고 포이멘 지체들 덕분에, 어느새 제 마음에는 편안함과 기쁨이 한 스푼씩 더해졌습니다. 그렇게 달려온 여정이 어느덧 2026년 5월, 끝을 향해 가고 있음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포이멘이라는 이름은 ‘목자’를 뜻하고, 주제 성구 역시 요한복음 10장 11-15절의 ‘선한 목자’에 대한 말씀이지만, 솔직히 처음 저의 동기는 여전히 저 자신을 위한 채움과 배움, 그리고 성장에 가까웠습니다. 그럼에도 하나님께서는 언제나 그러하시듯, 인간의 동기를 뛰어넘어 동일하게 역사하셨습니다. 지나온 시간 속 작은 은혜들은 너무 많아 모두 기억해낼 수 없지만, 포이멘 과정을 통해 하나님께서 제게 가장 깊이 가르치신 것은 바로 “하나님의 주권”과 “온전히 하나님께 내려드림”이었습니다.
포이멘을 시작할 무렵, 저는 브라질 선교를 다녀왔습니다. 그 선교지는 제게 하나님의 축복이자 선물이었습니다. 브라질의 영혼들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성령님께서 너무나도 선명하게 보여주셨고, 저는 그 현장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깊이 경험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은혜 가운데 돌아온 뒤, 2025년 말 저는 큰 흔들림을 겪게 되었습니다.
“지금 내 인생에서 중요한 시기에 이렇게 제자훈련에 삶을 쏟는 것이 맞는 걸까?”라는 생각이 강하게 밀려왔고, 또 어머니를 꼭 전도해야겠다는 열심으로 제 힘을 다해 노력하다가 뜻대로 되지 않자 영적인 번아웃까지 찾아왔습니다. 그것이 하나님의 dokimazō였을까요, 아니면 사단의 peirazō였을까요. 한 달 이상 이어졌던 그 깊은 침체는 새해 신년예배를 지나며 조금씩 회복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시간 속에는 언제나 저와 함께해 준 포이멘 지체들이 있었습니다. 늘 한결같이 저를 품어주셨던, 영적 동역자라는 말보다 어머니 같은 존재로 느껴졌던 시은 자매님과 성혜 자매님, 그리고 정말 좋은 영적 친구 묘선 자매님, 또한 기도 제목을 함께 나누며 지혜와 기도로 동역해 준 포이멘 지체들 덕분에 저는 다시 일어설 수 있었습니다.
새해를 맞이하며 하나님께서는 제 안의 조급함을 내려놓게 하셨습니다. 제 삶의 여정도, 가족 구원도 결국 내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님을 철저히 깨닫게 하셨고, 하나님의 카이로스를 기다리는 법을 배우게 하셨습니다.
저는 한국 간호사 출신입니다. 한국에서 훈련받은 간호사는 늘 빠르고 급해야 하기에, 저 역시 조급함이 익숙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성령의 열매는 오래 참음인데, 그것이 저의 가장 큰 연약함이었습니다. 포이멘 과정 속에서 하나님께서는 특별히 그 부분을 깊이 다루셨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제가 준비되었을 때, 하나님은 제게 물으셨습니다.
“내가 네 기대를 바로 채워주지 않아도, 너는 계속 나를 신뢰할 수 있겠느냐.”
초기 신앙 속에서 하나님은 제 문제를 해결해주시는 분이었다면, 이제는 제 삶 가운데 동행하시며 언약궤를 먼저 메고 앞서 가시는 분으로 하나님에 대한 정체성이 완전히 새로워졌습니다.
수업 중 목사님께서는 ‘안다’라는 의미를 여러 번 설명해주셨습니다. *오이다(oida)*는 지식적으로 아는 것을, *기노스코(ginosko)*는 경험하고 몸으로 체득하며 친밀하게 알아가는 것을 의미한다고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기노스코의 자리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전제가 바로 시편 46편 10절의 말씀, “너희는 가만히 있어”라는 것이었습니다. 손을 놓고, 힘을 빼고, 내가 하려는 노력을 내려놓는 것.
2023년 기노스코 제자훈련을 시작했을 때의 하나님을 ‘오이다’로 알아가기 시작한 저였다면, 하나님께서는 포이멘의 끝자락에서 저를 진짜 ‘기노스코’의 자리로 인도하셨습니다.
포이멘 과정 속에는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는 수많은 배움들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제 눈에 깊이 새겨진 것은 끝까지 자리를 지키시는 김성기 목사님과 손희순 포이멘님의 모습이었습니다. 수업이 밤 12시를 넘겨 끝난 모든 수업들마다, 마지막 지체가 남아 있을 때까지 함께 자리를 지키시는 그 헌신 속에서 저는 선한 목자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또 둘로스를 이어 두 번째 반장으로 섬겨주신 광훈 형제님은 필요한 곳마다 망설임 없이 자신이 채워주셨습니다. 간식이 필요하면 채우시고, 섬김이 필요하면 먼저 움직이셨습니다. 헬라어로 배웠던 칼로스(kalos), 선하고 아름다운 목자의 모습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를 삶으로 보여주셨습니다.
실제로 밤을 새워가며 드렸던 철야기도도 잊을 수 없습니다. 지체들이 돌아가며 예배와 기도를 인도했고, 놀라웠던 것은 대부분의 기도 제목이 개인의 문제보다 하나님의 나라와 열방을 위한 것이었다는 사실입니다. 포이멘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제게 “끝”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하게 하셨습니다. 늘 기름을 준비하며 언제 오실지 모르는 주님을 기다리는 삶, 그리고 천년왕국에 대한 강의를 들으며 저는 처음으로 영원의 관점에서 삶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또 가장 마음 깊이 새겨졌던 가르침 중 하나는 “내가 당하는 것으로 하나님의 섭리를 판단하지 말라”는 말씀이었습니다. 내 인생의 끝이 빌립과 같을지, 스데반과 같을지, 혹은 요한과 같을지 우리는 알 수 없지만, 눈앞의 결과로 하나님의 뜻을 단정하지 말고 그 뒤에 있는 더 크신 하나님의 계획을 신뢰하며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포이멘 반을 통해 저는 목회자와 교회, 비전센터와 다음세대, 그리고 열방을 위해 마음 품는 법을 배웠습니다. 늘 강인해 보이기만 했던 목사님들의 애환까지 함께 나누어주셨기에, 목회자를 위해 기도하는 마음이 깊어졌음에 감사했습니다.
첫 만남 시간에 각자 소개하며 나누었던 저의 기도 제목은 단 하나였습니다. 집안에서 유일하게 믿는 자로서 가족 구원이었습니다. 훈련 중간에 어머니를 전도하려다 마음이 무너졌던 적도 있었지만, 최근 어머니께서 어린 조카를 데리고 교회를 두 번이나 나가셨습니다. 물론 동기는 심심한 조카의 일요일 시간 채움을 위한 것이었지만, 저는 보이는 현실보다 하나님의 일하심을 바라보며 신뢰하며 나아갈 것입니다.
이제야 깨닫습니다. "이 제자훈련의 여정이 없었다면 나는 우리 가정의 구원을 위해 끝까지 버틸 힘이 없었겠구나."
제자훈련이 끝나갈 무렵, 하나님께서는 “내가 너를 네 집안의 기도하는 자로 세웠다”는 마음을 제게 주셨습니다. 여전히 기도하지 못하는 날도 있지만, 그 비전을 손목에, 가슴에, 문설주에 새기며 나아갑니다. 하나님께서는 반복해서 기생 라합의 삶을 제게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그 말씀을 붙들고, 라합과 같이 우리 가족이 이미 구원받았음을 믿음으로 선포하며 걸어갑니다. 그렇기에 동시에 포이멘에서 배웠던 다음세대와 열방을 향한 마음 또한 함께 품고 나아갑니다.
긴 포이멘 여정 동안 두 명의 아기 생명이 태어났고, 영주권을 받게 된 지체들도 있었으며, 여러 삶 가운데 새로운 회복과 소생의 기적들이 일어났습니다. 바쁜 장년부 분들의 삶 속에서도 낙오되지 않도록 끝까지 함께 훈련받고 시험까지 함께 통과하게 하신 하나님과 성령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한 영혼을 바라보는 목자의 길로 저를 이끌어 가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붙들며, 앞으로 제 삶 가운데 예비하신 하나님의 다음 이야기를 기대함으로 이 간증문을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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